할머니는 북에 홀로 남은 오빠를 70년째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런 할머니에게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열리고 있는 「통일향수전」에서 오빠와의 추억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아침부터 입술연지를 바르고 머리띠도 꽂고 나니 거울 속 얼굴에 소녀 같은 웃음이 번져났습니다.
한나절을 달려 도착한 전시장에는 오빠와 맡던 그 꽃향기가 향수병에 담겨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옛 생각이 살아나 기뻤어. 그동안 제일 쓰라린 말을 잊고 살았는데 오늘 여기서 그걸 기억해 냈네. 오빠가 ‘나 잘 있으니 걱정 말라’며 피난민에게 전한 전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