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통일] 북한의 ‘새세대’와 세대 간 갈등 2014-12-23 / 00:07:23


안녕하십니까?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젊은 세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북한의 ‘요즘’ 세대는 기성세대와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북한에도 세대간의 갈등이 있는지를 검토해보고,
북쪽의 ‘새세대’와 남쪽의 ‘신세대’와는 어떤 차이와 같은 점이 있는가를
알아볼 것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요즘 젊은이들은 문제’라고 말하기 이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회에서나 세대갈등은 반드시 존재하여왔습니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변화하기 마련이고 성장하면서 겪는 사회상황도
시대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대갈등에는 남북한이 다르지 않다는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세대를 구별하고 있는데 김일성이 속해있는 혁명 1세대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의 항일투쟁을 주도한 집단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건국의
주역입니다.
이들을 잇는 혁명 2세대를 북한에서는 ‘조국전쟁 참전세대’라고 말하는데
한국전쟁의 주역인 사회집단입니다.
다음인 혁명 3세대는 ‘전후복구건설세대’입니다.
혁명 1세대는 건국뿐만 아니라 김일성 유일지배의 구축의 중심이었고
현재 북한 권력의 명실상부한 중심입니다.
한국전쟁을 휴전이 아니라 제국주의 미국에 대한 승전으로 선전하고 있는 북한에서
혁명 2세대의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또한 전쟁기간 대규모의 인명손실과 더불어 산업시설 대부분이 파괴될 정도의
피해를 입었던 북한에서 성공적인 전후복구 과정은 북한체제 유지의 토대가 되었기 때문에
혁명 3세대의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집단입니다.
혁명 1,2,3세대는 북한의 역사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였고
혁명의 앞선 세대로 북한 내에서 본 받아야 할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들 세대 다음이 혁명 4세대입니다.
이들은 1960년대 이후 태어나 성장한 집단으로 사회주의 공업화가 달성된 이후
그리고 상대적으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던 시기에 성장한 사람들입니다.
국가체제가 완성되면서 이념교육과 정치적 선전을 충실하게 받았지만
하더라도 항일투쟁의 경험은 물론이고 전쟁의 고통이나 전후복구과정의 치열함을
직접경험하지 못하였기에 혁명 4세대 이후 세대는 앞선 세대와는 차이가 많습니다.
남한에서 소위 ‘486세대’가 앞선 세대와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큰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민족이나 사회주의이념에 대한 헌신성 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산업화이후 세대의 특성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혁명 4세대를 잇는 다음세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로 1980년대 이후 출생하여 1990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을
북한에서는 ‘새세대’라고 말합니다.
남한의 ‘신세대’에 대응하는 집단이라고 보면 됩니다.
더욱이 혁명 4세대가 정치사회적 격변을 경험하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북한의 ‘좋은시절’에 대한 기억이 있는 반면 ‘새세대’의 경우는
이마저 없었기 때문에 체제에 대한 자긍심도 별로 크지 않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북한에서도 이들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청년조직인 <사회주의청년동맹>을 1996년에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으로
이름을 바꾸고, 혁명선배들을 따라 배울 것을 강조하는 선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새세대’와 고난의 행군시기에 성장한
다음세대들의 체제에 대한 충실성은 약하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경제적 침체와 정치적 위기상황에서 성장하면서 체제에 대한 자부심은
높지 않은 반면 시장화 과정을 체험하고 외부문화를 경험하면서
이념보다는 실리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외국에 나갈 수 있고,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선호하고
같은 이유에서 진학과정에서 ‘외국어대학’이나 ‘상업대학’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류를 비롯한 외부문화의 수용에도 적극적인 집단도 젊은 세대입니다.
기존세대와 젊은 세대간의 세대적 차이는 일상생활에도 쉽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모녀가 모두 교사였던 탈북자의 증언에 의하면 학교 현장에서도
김일성 중심의 정치교육을 강조하는 어머니 세대 교사와
새로운 기술이나 정보와 실용을 중시하는 딸 세대의 교사 간에
갈등이 많았다고 할 정도입니다.
시장화의 진전과 외부문화의 확산은 앞으로 세대갈등이 커지는 중요한 배경이 될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은 젊은세대의 취향을 맞추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젊은이의 필수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어폰도 허용하고 있고,
과거 서구문화의 상징이라고 비판하였던 청바지도 허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최근 젊은 세대의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 높아지고 있다는 증언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 이념적이고 새로운 것에 민감한 세대적 특성과 북한사회의 변화 방향은
새로운 세대의 체제이탈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가능성이 큽니다.

세대간 차이가 적지 않은 것은 북한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역사적 사건이 많고 체제변화가 극심한 사회에서는
세대갈등이 두드러지고 이 면에서 남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사회주의 산업화를 지향한 북한과 자본주의 산업화를 이룩한 남한의 차이는 크지만,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경험, 산업화의 경험,
그리고 1990년대에 ‘고난의 행군’과 ‘IMF사태’라는 체제위기의 경험은
남북한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쟁’으로 상징되는 이념과 갈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새세대’와
‘신세대’는 서로에 대한 적대감은 적은 반면 공감대를 가질 여지는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야 말로 분단이 아닌 통일세대의 주역이 될 집단입니다.
따라서 남한의 ‘신세대’와 북한의 ‘새세대’간의 상호이해를 넓히는 교류를
포함한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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