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번에는 북한의 전자음악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983년 7월에 북한 최초의 경음악단인 왕재산경음악단이 결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985년 6월에 만수대예술단의 전자음악연주단을 독립하여 보천보전자악단을 만들었습니다. 혜성처럼 등장한 전자음악단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습니다. 북한에서 본격적으로 전자음악이 대중가요의 한 영역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보천보전자악단이 높은 인기를 누리게 된것은 서구의 전자음악과는 다른 조선식 전자음악을 활용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1991년에 있었던 보천보전자악단의 일본 공연에 대한 평가에서도 이러한 평가가 확인됩니다. 일본 청중들에게 북한의 전자음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였고 현대음악에 투영된 민족정신을 뿌리 깊게 심어 놓았다고 북한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음악에 투영된 민족정신이란 곧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식 전자음악’을 말합니다. 조선식 전자음악이란 한 마디로 ‘반인민적이며 퇴폐적인’ 서구 전자음악과 달리 조선장단을 활용한 전자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음악에 국악장단을 적절하게 활용한 것입니다.
조선식 전자음악의 특색은 연주곡에서 두드러집니다. 전자악기로 연주되는 <아리랑>을 비롯하여 <옹헤야>, <조선팔경가>, <수령님 은덕일세> 등도 전통악기와 신디사이저 같은 서양악기가 어우러져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의 전자음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한동안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북한의 전자음악이 다시 관심을 끈 것은 김정은의 등장과 연관이 됩니다. 모란봉악단이 등장한 것입니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결성된 악단입니다. 조선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의 명성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각별한 관심과 지도에 따른 것이라고 하면서 그가 악단 이름을 직접 짓고 시연회와 공연을 수십 차례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2012년 7월 시범공연을 가진 이후 최근까지 북한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기념일에는 반드시 공연이 이루어졌습니다. 7.27전승절, 로동당창건 기념일, 김일성 군사대학설립기념일, 김정은의 군대 현지지도에 있어 화선공연, 광명성 3호 발사 성공 축하 기념, 2013년 신년축하공연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공연의 대부분은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녹화실황으로 수차례 중계가 이뤄졌고 모란봉악단이 부른 노래는 주요 북한 방송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조명, 현대적 전자악기, 단원들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기존의 북한 공연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시범공연 때는 화려한 무대배경과 레이저 조명으로 현란한 공연장면을 연출하였고, 북한 당국이 ‘원수의 나라’로 선전하는 미국 영화 <록키>를 배경으로 활용하고,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키마우스 캐릭터까지 등장시켰습니다. 북한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연출이었습니다.
북한 언론에서는 모란봉악단에 대해서 “우리 당의 음악 정치를 맨 앞장에서 받들어가는 모란봉악단이야말로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의 최후승리를 위한 대진군을 힘있게 선도해나가는 제일나팔수이다.”고 평가합니다.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결성된 모란봉악단은 음악정치로 표현될 만큼 분명한 정책적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모란봉악단에서 이처럼 놀라운 ‘파격’을 연출한 것은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 시대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인민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에서는 ‘이제는 달라질 것’, 젊은 지도자가 나왔으니 ‘새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인민들에게 실감나게 과감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변화가 보다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